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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기기

사용기인듯 사용기아닌 CHERRY MX BOARD 3.0S - 구입할 때 피해야 할 최악의 조합

by 바이로카나 2021. 6.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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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기에 앞서, 여기서는 다른 블로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상자개봉기나 일반적인 내용들은 최대한 피하려고 했다는 점 밝힙니다. 사실상 푸념에 가까운 글 같지만 누군가 이 글을 보고 도움을 받을 수 있었으면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체리 MX Board 3.0s 키보드(이하 체리 키보드)는 분명히 기본기에 충실한 좋은 키보드라고 생각합니다.

그 장점중 하나는 단연, 체리 스위치를 만드는 회사기에 같은 모델이라도 고를 수 있는 선택지가 많다는 점이죠. 

 

RGB 유무

흰색(RGB모델에 한해서 RGB투과 키캡)/검은색(측각 키캡)

청적갈 기본 스위치에 흑축, 저소음적축

RGB모델임에도 흔치 않은 체리 프로파일

기본제공은 아니지만 전용 키보드 키스킨 판매

 

하나하나는 분명 매력적이고 좋은데 하필 이게 조합이 되면 될 수록 오히려 안 좋은 방향으로 시너지를 일으키는 조합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문제는 그 조합을 필자가 골랐다는 것이죠.

 

제가 고른 조합은 RGB / 검은색 / 저소음적축 / 키보드 키스킨 추가 구매

왜 이게 최악일 수 밖에 없는지 뜯어봅시다.

 

RGB : 백라이트가 싫으면 끄면 되니 돈만 있다면 RGB 모델 사는 게 낫겠죠. 문제는 그 다음입니다.

 

검은색 : 검은색 자체는 문제가 아닌데, 체리사가 애매하게 선택지를 만들어놔서 검은색 키보드는 무조건 측각 키캡이 제공됩니다. 물론 측각이 취향 차이를 많이 타긴 해도 어느정도 키보드를 안보고 글자를 칠 수 있다면 큰 문제는 아니긴 합니다. 다만 RGB 모델인데도 레이저 각인 키캡을 제공하기에 RGB 효과를 온전히 못 누립니다. 뭐 LED가 스위치 상단에 존재하는 반면, 각인이 하단에 존재하는 측각이라 의미 없다고 생각했는지는 모르겠지만요.

 

저소음적축 : 저소음 적축을 제공하는 모델이 대중적인 청/적/갈축에 비해서 다양하지 않기에 분명 매력적인 선택지임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으로는 살짝 손해 본 느낌이 들었습니다. 키감같은 취향의 문제는 아닙니다.

 

2021년 기준으로 체리 키보드에는 하이퍼글라이드라고 명명한 개선 스위치가 들어갑니다. 기존 5천만회 보장에서 1억회 보장으로 늘렸다고 하는데, 이 기술은 청축과 저소음 적축에는 아직 적용 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청축과 달리 저소음 적축은 가격도 더 비쌉니다. 하이퍼글라이드 적용 키보드는 체리사 키보드 외에는 적용된 곳이 많지 않아 저걸 먼저 써볼 수 있다는 점에서 체리사 키보드의 강점이 있는건데 저소음 적축은 돈은 돈대로 더 주면서도 그 혜택을 못 누리게 되는 거죠.

 

키보드 키스킨 : 키보드 키스킨은 기계식 키보드가 대중화되면서 점점 사라지고 있는 추세지만 아까 RGB에서 얘기하듯 돈만 있다면 일단 사놔서 나쁠 것은 없습니다. 게다가 체리 키보드는 청소가 용이한 비키타입 키보드가 아니라, 기판이 아래에 그대로 보이는 구조라서 아무리 관리를 잘한다고 하더라도 먼지가 쌓이기 쉽기에 키보드가 더러워지지 않게 하는데 키스킨이 큰 도움이 됩니다. 

 

그런데, 아까 얘기했던 검은색 측각 키캡과는 최악의 시너지를 일으켜 글자가 도무지 보이질 않게 됩니다.

흰색 RGB 투과 키캡과는 달리 정말 안 보입니다. 심지어 측각에 2줄 이상 인쇄되어 있을 경우, 아랫줄은 아예 안 보입니다. 하필 아랫줄에 적힌게 Fn과의 조합이라 다른 키보드에는 전혀 필요없을 내용을 달달 외우지 않는 한, 해당 기능이 필요할 때마다 키스킨을 들춰봐야 하는 불편함이 생기죠.

 

"아 그래그래. 그럼 키캡 놀이나 하지 뭐. 대충 백라이트 투과되는 키캡 하나 사서 갈아끼우면 되겠지?"

라고 생각하실 분, 여기서 발목을 한번 더 잡히게 됩니다.

 

체리 프로파일 키캡이기 때문입니다.

 

OEM 프로파일을 구입해도 장착은 되지만 체리 프로파일에 맞춘 키스킨을 사용할 수 없게되고,

체리 프로파일을 고르자니 RGB투과 키캡들은 별로 없는데다 있더라고 비싼 편입니다. 푸딩 키캡같은 RGB의 장점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키캡은 체리 프로파일로 나온 것을 거의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절망적입니다.

 

흰색 모델처럼 정상적인, 백라이트 투과키캡을 넣어줬으면 대부분은 넘길 수 있었던 일이 측각 키캡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점점 커져버린 것입니다.

 

결국 필자가 내놓은 답은 체리 키보드 흰색 모델을 하나 더 사든지, 키캡만 중고로 사든지해서 키캡놀이를 하는 것입니다. 만약 검은색의 중후함을 흰색 키캡이 가려버리는게 싫다면 검은색 키캡을 따로 구입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RGB 투과 키캡이라는 미련만 버리면 체리 프로파일 키캡도 꽤나 싸고 좋은 물건들이 많으니까요.

 

 

(여담) 필자처럼 체리 키보드용 유틸리티를 찾아 헤매는 사람이 많았는지 아예 한국 총판 공지사항에 해당 유틸리티를 다운 받는 사이트를 따로 알려주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독일/영어판 사이트에는 없고 한국어(그나마도 원래는 중국어 사이트에만 올라왔다가 뒤늦게 추가된 것)/중국어 사이트에만 올라와있기에 그 점 유의하시길 바랍니다. 아래는 그 링크입니다.

 

https://www.cherry.kr/cherry-utility-software-cherry-assista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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