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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영화감상

[스포일러 없는] 블레이드 러너 2049

by 바이로카나 2017. 10.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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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배경시대를 2년 앞둔 상황에서 나온 후속작, 3편은 2047년에 나오나?

영화 정보


 원제

 Blade Runner 2049

 장르

 SF, 철학 

 개봉일

 2017.10.12



평가


줄거리

 4/5

  • 1편을 의식한 나머지 전개 속도가 절제되어 있고 줄거리가 단조로운 편인 것은 아쉽습니다.

개연성

 4/5

  • 특별히 영화 전개에 문제가 될만한 개연성은 보이지 않습니다.

등장인물

 4/5

  • 성격묘사에 있어 진부한 면이 보이긴 합니다.

영상

 5/5

  • 분위기 조성을 위해 철저히 계산된 조명과 천천히 영화를 곱씹게 만드는 영상미는 훌륭합니다.

음악

 4/5

  • 1편의 반겔리스에 이어 한스 짐머가 음악을 담당하였습니다. 날카로운 선율로 지금도 회자되는 1편의 엔딩 타이틀 OST인 End Title과는 다른 느낌의 2편 엔딩 타이틀도 좋습니다.

총평

 4/5
  • 영상미와 생각할 거리를 많이 만들어주는 측면에서는 높게 평가하지만 긴 상영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줄거리가 단순한 편이고 산만하게 전개되는 점은 감점요소로 작용하였습니다.



영화 소개

이 영화의 전편, 즉 블레이드 러너를 알게된 게 2000년대 중반이었고 봐야지 하다가 결국 속편을 먼저 보게 된 '블레이드 러너 2049'입니다. 뭐 전편을 끝까지 못봤다는 거지 대강의 줄거리는 알고 있지만요.



블레이드 러너의 의의라고 한다면


1. 80년대 영화임에도 요즘 영화와 비교해봐도 밀리지 않는 엄청난 영상미를 자랑

2. SF적 요소와 더불어 '인간의 정의'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하는 철학적인 요소


이 두가지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당시에는 여러 이유들이 겹쳐 흥행에 실패했지만 저 두가지로 인해 재평가받으면서 결국 후속작이 나올 수 있었습니다. 다만 전작의 감독인 리들리 스콧은 에일리언 프리퀄 만드느라 바쁜지 제작에 참여만 하고 최근 떠오르고 있는 드뇌 빌뢰브가 감독을 맡았습니다. 




일단 이 영화를 보기 위해 유의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1. 여기저기 일어나는 폭발과 현란한 격투신을 생각하고 보지마라

전편도 그랬지만 2049도 역시나 필요한 몇몇 부분을 제외하곤 절제된 장면을 보여줍니다. 거기에 전작보다 더 길어진 상영시간을 롱테이크로 질질끄는 양상을 보여 오히려 잠이 올지도 모르겠습니다. 게다가 배경음악도 거의 나오지 않습니다.


이런 점에서는 인터스텔라와 비슷하게 느껴지네요.



2. 전편을 봐야 영화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그냥 생각없이 액션만 봐도 티켓값 본전 뽑는 영화라면 굳이 전편을 안 봐도 상관 없겠지만, 블레이드 러너 시리즈는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의식을 끊임없이 생각하면서 봐야 값을 하는 영화이므로 배경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으면 살짝 이해가 가지 않는 장면이 있을 수 있습니다. 영화 시작할 때 간단하게 상황을 설명해준다고는 하지만[각주:1] 문장이 휙휙지나가 버리니 영화 중반 즈음 가면 까먹기 마련이죠.


거기에 더불어 전편에 대한 오마쥬[각주:2]도 여기저기 삽입되어 있으니 그런 걸 찾는 소소한 즐거움을 누릴 수도 있습니다.





영화의 전개가 단순한 편이라 조금만 잘못 얘기해도 중대한 스포일러가 될 위험이 큰 편이라 내용 언급을 자제한 편입니다. 그러나 이것 한가지는 꼭 다루고 싶더군요. 바로 2049에 등장하는 주인공의 동반자 A.I. 조이입니다. 


2049의 주인공 K와 전편의 주인공 데커드를 중심으로 사건이 전개되는 탓에 곁다리 취급받고 심지어 조이가 왜 나왔는지 모르겠다고 하시는 분도 있더군요. 이 부분에서 필자는 가장 안타까움을 느꼈습니다. 


대정전이라는 범지구적 사고를 겪고 겨우 기술이 복구된 형편이라 2049의 시대상은 1편과 별로 다를게 없습니다. 오히려 스마트폰이 있는 현실보다 퇴보한 느낌도 들고요. 그런 상황에서 보여주는 1편과의 가장 큰 차이점이 바로 A.I.입니다. 인간과 다름없는 사고를 하며 외부의 상황에 적극적으로 반응을 하는 모습은 인간보다 더 인간같은 레플리컨트에 밀려 별로 부각되지 않지만 충분히 놀랍긴 마찬가지입니다.


겉보기에 큰 차이점이 없어 특수한 검사법으로 겨우 인간과 레플리컨트를 구별하는데 비해 인간과 A.I.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한다면 역시 실체의 유무겠죠. 작중에 조이가 K에게 "인간은 4가지로 이루어져 있지만(염기서열 단백질 G, T, C, A) 나는 2가지로 이루어져 있다(0과 1)"라고 하거나 실체화에 대한 여러 시도를 하는 걸 보면 조이가 인간과 A.I.의 차이점이나 관계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을 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 고민은 영화의 후반부에 가서 해결이 된 듯 보입니다. 그리고 덕분에 K는 자신의 존재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 영화의 결말에 영향을 주는 선택을 내리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전편에서 레플리컨트가 인간의 존재의의에 대한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면 2049의 A.I.는 레플리컨트가 자신의 존재의의에 대한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1편이 개봉된 시기인 8090의 과학계의 화두가 인간을 닮은 존재, 로봇이나 안드로이드였다면 후속편이 발표된 0010 과학계의 화두는 바로 진보된 인공지능이라는 걸 이 영화를 통해 보여주고 있지 않나 싶기도 합니다.



혹자는 놀라움의 연속이었던 1편에 비해 그닥 놀랄게 없다는 이유로 2049에 대해 안 좋은 평가를 하기도 합니다. 필자도 이에는 동의하지만 전편보다 못한 작품이었나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단호히 NO라고 대답하고 싶네요. 흥행여부와 관계없이 철학적으로 생각할 여지를 주는 SF영화라는 점에서 성공적인 후속작이라 평가하고 싶습니다.




  1. 이것도 전작의 오마쥽니다. 네. [본문으로]
  2. 팬암과 아타리 광고, 일본어와 함께 깨알같이 등장하는 한국어 간판, 1편에서 레이첼이 입었던 복장, 1편 후반부 레플리컨트와 벌이는 빗속에서의 혈투를 연상시키는 2편 후반부 전투신 등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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